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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Of Green Gables (빨간 머리 앤),[루시 모드 몽고메리]







ANNE OF GREEN G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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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애본리 마을에 매튜 아저씨와 마릴라 아줌마가
함께 살고 있었어요.
두 사람은 남매지간으로 초록 지붕 밑에서 부지런하고
소박하게 지냈어요.
그런데 이들은 나이가 점점 많아지자 농사일이 힘겨워졌어요.
밭을 가느라 땀을 뻘뻘 흘려야 했고, 소를 돌보는 일도 힘에
부쳤답니다.
그래서 매튜 아저씨와 마릴라 아줌마는 스펜서 부인에게
부탁해서, 고아원에서 남자 아이를 데려다 키우기로 했어요.
마침내 아이가 도착하는 날이 왔어요.






"마릴라, 내가 아이를 데리고 올게."

매튜 아저씨는 역으로 나가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남자 아이는 눈에 띄지 않았답니다.
그 때였어요.
빨간 머리에 주근깨투성이 여자 아이 하나가 매튜 아저씨를
향해 뛰어왔어요.






"저 ....., 매튜 아저씨 맞나요?"

매튜 아저씨는 눈이 동그래진 채 천천히 고개만 끄덕였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앤이라고 해요."

앤은 해맑게 웃으면서 말했어요. 하지만 매튜 아저씨는
할말을 잃었어요. 여자 아이가 아니라 남자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노라고 차마 말하지 못했답니다.
그래서 일단 집으로 데려가 보기로 했어요.
집으로 가는 동안, 앤은 마차 안에서 쉬지 않고 종알 댔어요.






매튜 아저씨는 발랄하고 솔직한 앤한테 마음이 끌렸어요.
마차가 집에 도착하자 앤을 본 마릴라 아줌마는 얼굴을
찡그렸어요.






"이 아이는 누구죠? 남자 아이는 어디 있어요?"

"남자 아이는 없었어. 이 아이뿐이었어."

"여자 아이는 밭일을 도울 수가 없잖아요!"

"그럼, 내일 이 아이를 소개시켜 준 스펜서 부인을
찾아가보자고."

다음 날 아침, 마릴라 아줌마는 앤과 함께 스펜서 부인
집으로 갔어요.
마침 그 집에는 마음씨가 고약한 부르네트 부인이 와
있었답니다.

"스펜서 부인! 뭔가 잘못된 것 같아요. 그러니 이 아이를
다시 고아원으로 보내 주세요."

마릴라 아줌마가 단호하게 말하자 옆에 있던 부르네트
부인이 말했어요.

"마침 잘 됐네요. 우리 집에 일할 아이가 하나 필요해요.
너, 앤이라고 했니? 앞으로 게으름 피우면 혼날 줄 알아라!"

앤은 겁이 나서 고개도 들지 못하고 벌벌 떨고 있었답니다.
갑자기 그 때 마릴라 아줌마가 말했어요.

"이 아이는 내가 기르겠어요!"

이렇게 해서 앤은 마릴라 아줌마네 집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어요.
처음에 마릴라 아줌마는 앤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솔직하고 당당한 앤과 점점
친해졌답니다.
어느 날이었어요. 마릴라 아줌마는 앤을 데리고 베리 부인의
집으로 놀러 갔어요.
그런데 그 집에는 베리 부인의 딸 다이애나가 먼 도시에서
돌아와 있었어요.

"우리 다이애나와 친하게 지내렴."

베리 부인은 앤한테 다이애나를 소개시켜 주었어요.

"다이애나, 내 친구가 되어 줄래?"

"그래, 좋아 !"

그 때부터 앤과 다이애나는 단짝이 되었어요.
다이애나와의 우정은 앤에게 큰 기쁨을 주었답니다.
가을이 되자, 앤과 다이애나는 나란히 같은 학교, 같은 반이
되었어요. 반에는 길버트라는 남자 아이가 있었어요.






길버트는 우등생이었지만 장난도 심했답니다.
앤의 머리를 잡아 당기며 놀려 대곤 했어요.
사실은 마음 속으로 앤을 좋아하면서도 말이예요.

"빨간 머리! 주근깨! 홍당무!"

화가 난 앤은 참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작은 흑판을 들어올려
길버트의 머리를 세게 때렸어요.






수업이 끝나고 길버트가 앤한테 사과했지만 앤은 받아 주지
않았어요.
그 바람에 둘 사이는 점점 나빠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앤은 단짝 친구 다이애나를 집으로
초대했어요.
그리고 딸기 주스를 대접했어요.

"참 맛있겠는걸! 고마워."

다이애나는 단숨에 딸기 주스를 벌컥벌컥 마셨어요.
그런데 갑자기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쿵 하고 쓰러져
버렸답니다.
앤이 그만 포도주를 딸기 주스인 줄 착각하고 다이애나에게
대접했던 거예요.

"이를 어쩌지? 다이애나, 정신 차려!"

앤은 울먹였지만 되돌릴 수 없는 일이었어요. 이를 안 베리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으니까요.
앤은 베리 부인에게 용서를 빌었지만 베리 부인은 모른 척
했어요.
그 후로 앤은 다이애나와 함께 놀 수 없었답니다.
그리고 쓸쓸한 나날을 보내야 했어요.
가을이 지나고, 몹시 추운 어느 겨울날이었어요. 갑자기
다이애나가 숨을 헐떡이면서 앤을 찾아왔어요.

"다이애나, 무슨 일이야?"

"동생 미니가 너무 아파. 열이 무척 심하거든. 그런데
엄마, 아빠가 집에 안 계셔. 어쩌지?"

이야기를 들은 매튜 아저씨는 마차를 타고 의사를 부르러
갔어요.
앤은 다이애나 손을 꼭 잡고 다이애나 집으로 달려갔어요.
그리고 미니의 열이 내리도록 정성껏 간호해 주었답니다.
의사는 새벽녘이 되어서야 도착했어요.

"열이 다 내렸어. 네 간호 솜씨가 정말 놀랍구나! 네 덕에
아이가 위험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단다."

의사는 앤을 칭찬해 주었어요. 이를 알게 된 베리 부인은
앤을 초대해서 맛난 음식을 대접해 주었답니다.
물론 앤은 다이애나와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죠.
시간이 흐른 어느 더운 여름날, 앤과 다이애나는 친구들과
함께 호수로 놀러 갔어요. 앤은 장난삼아 호숫가에 매어 둔
배에 올라탔어요. 배는 점점 미끄러져 나갔어요. 그런데
그만 배 밑바닥에서 물이 새어 들어오는 것이었어요.
배는 금세 가라앉기 시작했지요.

"얘들아, 도와 줘!"

바로 그 때 다행히도 눈앞에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기둥이 보였어요.
앤은 얼른 그 다리 기둥에 매달렸어요.
하지만 오래 버틸 수 없을 것 같았어요.

'하느님, 살려 주세요!'

앤이 달달 떨면서 기도를 하고 있을 때였어요.
길버트가 앤쪽으로 배를 저어 오고 있었답니다.
길버트는 조심스레 앤의 손을 붙잡아 자기 배에
태워 주었어요.






"예전에 네 머리카락을 홍당무라고 놀렸던 일, 미안했어.
용서해 주겠니?"
길버트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말했어요.

앤은 마음 속으로 길버트의 사과를 받아들였어요.
하지만 왠지 부끄러운 마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답니다.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성숙해진 앤은 공부를 무척 열심히
하기 시작했어요.
선생님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리하여 마침내 퀸 학교에 일
등으로 합격하게 되었어요.
길버트는 같은 학교에 이 등으로 합격하게 되었죠.
이 소식을 들은 매튜 아저씨와 마릴라 아줌마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어요.

"앤, 정말 장하구나!"

입학식 날, 앤은 학생 대표로 인사말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많은 박수를 받았답니다.
길버트는 앤의 모습을 보고 밝게 웃어 주었어요.
퀸 학교를 다니는 동안 앤은 매튜 아저씨, 마릴라 아줌마와
떨어져 살아야 했어요.
무척 외로웠지만 매일매일 밤이 깊도록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리하여 마침내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퀸 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답니다.
더불어 대학에 갈 수 있는 장학금도 받을 수 있었고요.
대학에 갈 준비를 하기 위해 앤이 애본리로 돌아와 즐거운
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이었어요.
갑자기 매튜 아저씨가 쓰러져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만 거예요.
설상가상으로, 마릴라 아줌마마저 그 충격으로 앞을 못 보게
되어 버렸답니다.
그리하여 앤은 대학 들어갈 준비를 그만두고 마릴라 아줌마를
돌보기로 했어요. 그러자면 애본리에 직장을 가져야 했지요.
이를 알게 된 길버트는 애본리 학교 선생님 자리를 앤한테
양보했어요.
어느 날 저녁이었어요. 앤은 매튜 아저씨의 무덤에 다녀오는
길에 길버트를 만나게 되었어요.
앤은 먼저 길버트한테 말을 걸었어요.

"길버트, 난 예전에 이미 네 사과를 받아들였어."

화해의 악수를 나눈 뒤, 앤은 길버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둘은 좋은 친구가 되었답니다.

집에 돌아와 책상 앞에 앉은 앤은 조용히 시를 읊었어요.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고 세상은 평안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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