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OCCH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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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페토 할아버지는 작고 허름한 집에서 혼자 쓸쓸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웃집에 놀러 갔던 제페토 할아버지는 신기한
나무토막 하나를 얻어 왔어요.
그 나무토막은 말을 할 줄 알았답니다.
그래서 제페토 할아버지는 그걸로 사내 아이 인형을
만들기로 했어요. 인형을 만들기 전에 '피노키오' 라는
이름도 미리 지어 두었죠.
'이 녀석은 분명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거야!'
할아버지는 기대를 가득 품고서 피노키오를 만들었답니다.
하지만 피노키오는 태어나자마자 할아버지 속을 썩이기
시작했어요.
혼자 밖으로 뛰어나가 동네를 쏘다니며 말썽을 부리기
일쑤였어요.
제페토 할아버지는 헐레벌떡 피노키오 뒤를 쫓아다니느라
바빴어요.
"저 녀석 좀 잡아 주세요!"
그 때 경찰이 나타나 피노키오 코를 꽉 붙들었어요.
"여기 있습니다. 잘 데리고 가세요."
경찰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했어요.
제페토 할아버지는 몹시 화가 났습니다.
"이 못된 녀석!"
제페토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를 혼내 주었어요.
그리고 집에 가면 벌을 주겠노라고 겁을 주었죠.
그랬더니 피노키오는 그만 땅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어 댔어요.
"얼마나 집에 가기 싫으면 저렇게 울까?"
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혀를 찼어요. 그러자 사람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다시 나타나 할아버지한테 말했어요.
"제페토 영감, 나와 함께 경찰서로 가야겠소!"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를 괴롭혔다는 오해를 받고 그만
감옥으로 끌려 가고 말았어요.
'착한 나무 인형을 만들고 싶었는데 .....'.
제페토 할아버지는 눈물을 글썽였어요.
혼자가 된 피노키오는 '또각또각' 발장단을 맞추며 신나게
돌아다녔어요.
그러다 날이 저물어서야 집으로 돌아왔어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더니 배가 몹시 고팠어요.
"꼬르륵 꼬르륵 .....".
피노키오는 집 안 구석구석을 뒤졌어요. 하지만 먹다 만 빵
부스러기 하나 찾지 못했답니다.
"아빠가 계셨더라면 이렇게 배고프진 않았을 텐데 .....".
피노키오는 훌쩍이며 중얼거렸어요. 그러다가 난로 옆
마룻바닥에 쓰러진 채 깊은 잠에 빠져 버렸어요.
두 발에 불이 붙은 것도 모르고 말이에요.
다음 날 아침, 집으로 돌아온 제페토 할아버지는 깜짝
놀랐어요.
"오 불쌍한 피노키오! 두 발이 몽땅 타 버렸구나."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를 안아 주었어요.
그리고 다리를 새로 만들어 주기 전에 피노키오에게
다짐을 받았어요.
"이제 착한 아이가 될 거지? 내 말도 잘 듣고 말이야."
"예, 정말 착한 아이가 되겠어요."
제페토 할아버지는 마음이 스르르 녹았어요. 그리고
뚝딱뚝딱 피노키오 발을 만들어 주었답니다.
제페토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를 학교에 보내기로 했어요.
학교에 보내려면 옷과 책이 필요했어요. 가난한 제페토
할아버지는 종이를 예쁘게 잘라서 옷을 만들고 딱딱하게
굳은 빵으로 모자도 만들어 주었답니다. 그리고 낡은 외투를
팔아 책을 샀어요.
"우와, 멋져요!"
피노키오는 신이 나서 펄쩍펄쩍 뛰었습니다.
이튿날, 피노키오는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어요.
옆구리에 책을 낀 채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걷고 있을
때였답니다.
"둥둥둥, 필릴리리 .....".
어디선가 북 소리와 피리 소리가 들려 왔어요. 피노키오는
저도 모르게 소리가 나는 쪽으로 한 발, 두 발 걸음을 옮겼어요.
어느 새 알록달록 예쁘게 색칠한 천막집 앞에까지 와
버렸어요.
그 곳은 인형극을 공연하는 곳이었어요. 피노키오는 인형극이
보고 싶어 몸살이 날 지경이었어요. 하지만 인형극을 보려면
돈이 있어야 했어요. 마침내 피노키오는 고민 끝에 책을
팔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 돈으로 인형극을 보게 되었어요.
무대에서 연기를 하던 어릿광대는 피노키오를 발견하자
큰 소리로 말했어요.
"앗, 피노키오다! 우리의 형제, 피노키오야!"
그 때부터 인형극은 엉망이 되고 말았어요. 수많은 인형들이
달려나와 피노키오와 얼싸안고 무대 위를 껑충껑충
뛰어 다녔거든요.
"누가 내 인형극을 망쳤어?"
무서운 인형극 단장이 고함을 쳤어요. 피노키오는 잔뜩
겁을 먹고 말했어요.
"제발 살려 주세요. 집에서 저를 기다리고 계시는 불쌍한
아빠가 있어요."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에 감동 받은 단장은 피노키오를
용서해 주었어요.
그리고 금화 다섯 개를 주었답니다.
피노키오가 금화를 딸랑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다리를 저는 여우와 장님 고양이가 피노키오 앞에
나타나서 말했어요.
"기적의 뜰에 금화를 묻고 샘물을 부은 다음 소금을 뿌리면
금화가 주렁주렁 열린단다. 근사한 일이지?"
피노키오는 들뜬 마음으로 여우와 고양이를 따라갔어요.
그러나 강도로 변신한 여우와 고양이는 피노키오를 커다란
떡갈나무에 거꾸로 매달아 버렸어요.
물빛 요정은 피노키오가 무척 가여운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피노키오를 구해 주었어요. 하지만 피노키오가 자꾸
거짓말을 하자 그 때마다 코가 쑥쑥 자라게 만들어 버렸어요.
"요정님, 다시는 거짓말하지 않을게요. 흑흑 .....".
피노키오가 뉘우치자 코는 다시 줄어들었답니다.
"이제 착한 아이가 될 거지?"
"네, 그럴게요."
피노키오는 물빛 요정과 착한 아이가 되기로 약속했어요.
'아빠가 보고 싶어!'
피노키오는 아빠가 무척 그리웠어요.
그래서 집을 향해 달려갔어요. 그 때였어요.
이번엔 커다란 비둘기가 나타나 말을 걸어왔어요.
"제페토 할아버지를 아니? 사흘 전에 바닷가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피노키오라는 아이를 찾고 있던데."
"피노키오가 바로 나야. 나 좀 그리로 데려다 주지 않으련?"
피노키오는 비둘기를 타고 바닷가에 도착했어요.
바닷가에는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어요.
"무슨 일이에요?"
"아이를 잃은 할아버지가 작은 배를 타고 나갔다가 파도에
휩쓸렸단다. 어쩌면 상어한테 잡아먹혔을지도 모르겠구나."
피노키오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어요.
'내가 아빠를 구할 거야!'
피노키오는 바다로 뛰어들었어요. 하지만 아빠의 모습은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어요. 대신 섬에서 물빛 요정을 닮은
아가씨를 만날 수 있었어요.
그 아가씨는 물빛 요정이었어요. 요정은 어느덧 소녀에서
아가씨로 자라나 있었던 거예요.
"나도 자라고 싶어요!"
"넌 사람이 아니라서 자랄 수가 없단다."
"그럼 나도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람이 되려면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해. 거짓말을 해서도
안 되고, 학교도 잘 다녀야 하고, 친구들과 싸워서도 안
된단다."
피노키오는 다시 착한 아이가 되기로 요정과 굳게
약속했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어요.
동네 아이들이 놀리고 괴롭혔지만 꾹 참고 이겨냈지요.
아빠 없이 혼자서 말이예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피노키오는 친구한테 장난감 나라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장난감 나라에 가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장난감만 가지고
놀 수 있어. 학교에 안 가도 되지. 우리 같이 가자!"
피노키오는 친구를 따라 장난감 나라로 가는 마차에 올라
탔답니다. 드디어 장난감 나라에 도착했어요.
그 곳에는 온통 아이들뿐이었어요.
모두들 신나게 놀고 있었어요.
피노키오도 정신 없이 놀기만 했답니다.
눈 깜짝할사이 몇 주가 지나갔어요.
"여기 오길 정말 잘했어!"
피노키오는 신나게 뛰어다니다가 어느 날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이럴 수가!'
그 속에는 당나귀 한 마리가 있었어요.
당나귀는 곧장 서커스단으로 팔려 갔어요. 하지만 그만
다리를 다쳐서 쓸모가 없어졌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를 바다에 던져 버렸어요.
당나귀가 된 피노키오는 바닷속에서 겨우 당나귀 가죽을
벗게 되었지요. 바로 그 때였어요.
"앗, 상어다!"
상어는 피노키오를 꿀꺽 삼켜 버렸어요. 피노키오는 깜깜한
상어의 뱃속으로 주르르 빨려들어갔어요. 그런데 이게 웬
일일까요?
그 안에는 놀랍게도 할아버지 한 분이 촛불을 켜 놓고
앉아 있었답니다.
자세히 보니 바로 제페토 할아버지였어요.
"아빠, 이제는 절대로 아빠 곁을 떠나지 않겠어요!"
피노키오와 제페토 할아버지는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어요.
피노키오는 아빠를 부축해서 상어 목까지 올라왔어요.
그리고 상어가 잠든 사이를 틈타 무사히 밖으로 도망쳐
나왔답니다.
그 날부터 피노키오는 열심히 일을 했어요.
몸이 쇠약해진 아빠를 위해 바구니를 내다 팔기도 했고,
석탄 수레를 끌기도 했답니다.
이를 지켜 본 물빛 요정은 생각했어요.
'정말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졌어. 착한 아이가 되었는걸.'
물빛 요정은 마침내 피노키오를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어요.
제페토 할아버지는 감격하여 피노키오를 얼싸안았어요.
그 후로 피노키오네 집은 언제나 밝은 웃음소리가
가득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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