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N, THE F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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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나라에 재산이 많은 농부가 살고 있었어요.
농부에게는 아들 셋과 딸 하나가 있었어요.
큰아들 시몬은 군인이었어요.
둘째 아들 뚱뚱보 타라스는 장사꾼이 었죠.
셋째 아들 이반은 머리가 좀 모자라는 농사꾼이었답니다.
막내 누이동생 마라냐는 이반이 농사짓는 걸 도왔어요.
시몬은 귀족의 딸과 결혼했어요.
사치스러운 아내를 맞은 시몬은 금세 돈을 다 써 버렸어요.
그리고 아버지를 찾아와서는 이반 몫의 땅을 나누어
달라고 했어요.
이반은 큰형한테 땅을 선뜻 나누어 주었답니다.
타라스는 장사꾼의 딸과 결혼했어요.
그들은 부자였지만 욕심이 많았답니다.
타라스는 아버지를 찾아와 이반 몫의 재산을 나누어 달라고
떼를 썼어요.
이번에도 이반은 작은형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었어요.
이를 지켜 보던 늙은 악마는 이반 형제들이 사이좋게
지내는게 못마땅했어요.
그래서 작은 악마들을 불러 궁리를 했답니다.
"이반 형제들은 사이가 너무 좋아 기분이 나쁘구나!
너희들이 형제들에게 싸움을 붙이고 올 수 있겠느냐?"
"그럼요."
작은 악마들은 시몬과 타라스를 찾아가 허영심과 욕심을
잔뜩 불어넣었어요.
그러자 시몬은 세상을 정복하겠노라고 큰소리를 쳤어요.
하지만 전쟁에 크게 패해서 왕한테 엄청난 노여움을
사게 되었답니다.
타라스는 보는 물건마다 탐을 냈어요.
그 바람에 엄청난 빚을 지게 되었죠.
하지만 이반은 작은 악마 마음대로 되지 않았어요.
배를 아프게 만들고 땅을 돌처럼 딱딱하게 만들었지만
이반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쟁기에 달라붙어 일을 방해했답니다.
하지만 그만 이반한테 들키고 말았어요.
"이런 못된 놈!"
이반은 악마를 죽이려고 했어요. 그러자 악마가 애원했어요.
"제발 살려 주세요. 원하시는 건 모두 들어 드릴게요."
"그래? 그럼 아픈 배를 고쳐 줘!"
작은 악마는 약초 세 뿌리를 이반에게 주었어요.
그 중 한뿌리를 먹으니 정말 배가 씻은 듯이 나았답니다.
다음 날, 이번엔 다른 작은 악마가 이반이 농사짓는 것을
방해했어요.
하지만 역시 이반한테 들키고 말았답니다.
"이놈! 또 오다니 .....".
"살려 주세요! 원하는 걸 다 들어 드릴게요."
"그럼 멋진 마법을 가르쳐 줘."
작은 악마는 용서를 빌며 멋진 마법을 가르쳐 주었답니다.
그래서 이반은 짚단으로 군인을 만들고 나뭇잎으로 금화를
만들 줄 알게 되었어요.
이반은 큰형 시몬한테 군인을 선물했어요.
"와, 내 부하들이 생기다니!"
시몬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어요. 시몬은 곧 군인들을 이끌고
전쟁터에 싸우러 나가 승리를 거두었어요.
이반은 작은형 타라스한테는 금화를 선물했어요.
"오! 돈이야, 돈!"
타라스는 그 돈으로 장사를 해서 엄청난 부자가 되었어요.
크게 성공한 시몬과 타라스는 군인과 돈을 반씩 나누어
가지기로 했어요.
그리하여 둘 다 나라를 세워 왕이 되었답니다.
그 즈음 이반이 살고 있는 나라에 큰일이 생겼어요.
공주님이 그만 몹쓸 병에 걸린 거예요.
그러자 왕은 백성들에게 이렇게 알렸어요.
"내 딸을 낫게 해 주는 자에게 왕의 자리를 물려 주겠다!"
이반은 이 소식을 듣고, 약초를 가지고 가서 공주를 살려
냈어요.
그리고 공주와 결혼하여 왕이 되었답니다.
삼 형제가 모두 왕이 되자 늙은 악마는 더 화가 났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직접 나서기로 했어요.
장군으로 둔갑한 악마는 가장 먼저 시몬을 찾아갔어요.
"임금님, 제가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총알이 한 번에
백 발씩 나가는 총과 뭐든지 불태우는 대포를 만들겠습니다."
시몬은 이 말에 용기를 얻어 전쟁을 일으켰어요.
하지만 상대는 그 속셈을 알고 시몬 나라의 한가운데에
폭탄을 터뜨려 버렸답니다. 그리하여 시몬 나라는 망하고
말았어요.
늙은 악마는 신이 나서 타라스를 찾아갔어요. 이번에는
상인으로 변장을 하고 말이에요.
악마는 그 나라 백성들에게 모든 물건을 비싼 값에
사들였어요.
그러자 살림이 나아진 백성들은 왕한테 세금을 꼬박꼬박
낼 수 있게 되었지요.
'그 상인 덕에 내가 더 부자가 되었군!'
타라스는 기분이 좋았어요. 하지만 돈이 많아졌는데도
살기가 점점 어려워졌답니다. 사람들이 물건을 모조리
상인에게만 팔려고 했기 때문이었어요. 결국 타라스는
아무것도 사지 못해서 굶주리는 지경에 이르렀답니다.
'시몬과 타라스는 정말 멍청하군 ! 하하하 .....'.
늙은 악마는 두 형제를 비웃었어요. 그러고는 장군으로
둔갑하여 이반의 나라를 찾아갔어요.
"임금님, 나라를 지키려면 군대를 모아야 합니다.
제가 군대를 만들어 드리죠."
이반은 군대 만드는 일에 관심이 없었지만 장군의 설득에
고개를 끄덕였어요. 하지만 군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답니다.
결국 악마는 군대를 만들 수 없었어요.
화가 난 악마는 이웃 나라에 가서 이반의 나라로
쳐들어가라고 부추겼어요.
이웃 나라는 이반의 나라로 쳐들어와 곡식과
가축을 빼앗으려 했어요. 하지만 백성들은
싸우지도 않고 무엇이든 그냥 다 주어 버렸답니다.
"필요하다면 이 물건들을 모두 가지세요. 다시 만들면
되니까요."
심지어는 군인들에게 음식까지 대접했어요.
"싸우는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
병사들은 맥이 빠져서 뿔뿔이 흩어졌어요.
늙은 악마는 이번에는 신사로 둔갑하여 다시 이반의
나라로 갔어요.
"자, 이 그림대로 집을 지어 주면 금화를 드리지요."
"와! 신기하게 생긴 금화네?"
백성들은 금화를 가지고 싶어 신사의 일을 거들었어요.
하지만 고작 몇 개를 가지고는 모두 만족해했답니다.
금화로 목걸이를 만들거나 장난감으로 사용할
뿐이었으니까요.
돈을 모으는 데 욕심을 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시간이 흐르자 더 이상 아무도 금화를 얻으려 하지
않았답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야. 금화에도 관심이 없다니 .....'.
이런저런 방법이 모두 실패로 끝나자 늙은 악마는
실망했어요.
그러다 다른 꾀를 생각해 냈어요.
'이번엔 틀림없이 내 말을 듣게 될 거야!'
늙은 악마는 이반을 찾아가 말했어요.
"이반님, 왜 이 나라 사람들은 머리를 쓰지 않고 몸으로만
일하나요?"
'머리를 쓰면 어떤 점이 좋지?'
이반은 생각해 보았지만 잘 이해할 수 없었어요.
"제가 머리를 써서 일하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지요."
늙은 악마는 성의 높은 탑으로 올라갔어요. 그리고
소리치기 시작했어요.
"여러분, 제가 머리로 일하는 법을 알려 드리죠."
이반과 백성들은 탑 주위로 모였어요. 하지만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했답니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지?"
사람들은 듣다가 지루해져서 모두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몸을 움직여 열심히 일했어요.
그럴수록 늙은 악마는 탑 위에서 목이 터져라 외쳤답니다.
"자, 머리를 쓰라고요!"
며칠 동안 먹지 않고 큰 소리로 말했더니 늙은 악마는 몹시
지쳐 버렸어요. 그리고 눈앞이 빙글빙글 어지러웠어요.
그렇게 어지럼증에 비틀거리던 늙은 악마는 그만 탑에서
떨어져 죽고야 말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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