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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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었어요.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멋진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고 싶었어요.
하지만 집에는 트리도, 맛있는 음식도 없었답니다.
치르치르와 미치르의 아버지는 가난한 나무꾼이었으니까요.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창가에 서서 이웃집에서 벌어지는
파티를 부러운 눈으로 구경하고 있었어요.
그 때 문이 삐걱 열리더니 할머니 한 분이 들어왔어요.
할머니는 이웃집의 벨 아주머니와 꼭 닮아 있었어요.
"너희들 파랑새를 본 일이 있니?"
할머니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어요.
"산비둘기를 본 일은 있지만 파랑새는 한 번도 못 봤어요."
치르치르가 대답했어요.
"내 딸이 지금 몹시 아프단다. 나으려면 파랑새가 꼭 필요해.
너희들이 파랑새를 찾아 주겠니?"
"네, 알겠어요. 저희가 찾아 드릴게요."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파랑새를 찾아 떠나기로 했어요.
"고맙다, 이 요술 모자를 쓰고 가렴."
할머니는 보석이 달린 모자를 치르치르에게 씌워 주었어요.
보석을 왼쪽으로 돌리면 자기가 꿈꾸던 걸 볼 수 있는 신기한
모자였어요.
치르치르가 보석을 돌리자 정말로 요정들이 나타나고 개와
고양이가 사람처럼 말을 했어요.
그리고 등잔에서는 빛의 요정이 나왔어요.
"자, 먼저 '추억의 나라' 로 떠나 보렴."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빛의 요정을 따라 파랑새를 찾으러
길을 떠났어요.
추억의 나라는 무척 아름다웠어요. 푸른 언덕 위의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그 곳에는 치르치르와 미치르의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반갑게 달려와, 오누이의 손을 잡았어요.
바로 그 때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새장 속에서 노래하는
파랑새를 보았어요.
"할아버지, 저 새를 제게 주세요."
할아버지는 그 새를 선물로 주었어요.
오누이는 새를 가지고 추억의 나라를 떠났답니다.
하지만 그 순간 파랑새는 검게 변하고 말았어요.
"파랑새가 아니었나 봐."
미치르는 실망했어요.
"미치르, 실망하지 마. 밤의 궁전에 가면 파랑새를 꼭
찾을수 있을 거야."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빛의 요정을 따라 '밤의 궁전' 으로
여행을 떠났어요.
그 곳에는 병과 공포, 전쟁 등을 일으키는 요정들이 살고
있었어요.
아이들을 따라온 고양이는 아이들이 파랑새를 잡는 게
싫어졌어요.
그렇게 되면 자기는 요정에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버릴 테니까요.
그래서 밤의 여왕을 찾아가 고자질을 했답니다.
"여왕님,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파랑새를 잡으러 이리로
오고 있어요."
"오호, 마음대로 안 될걸."
밤의 여왕은 싸늘하게 웃었어요. 마침 그 때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밤의 궁전에 도착했어요.
"밤의 여왕님, 우리는 파랑새를 찾으러 왔어요.
파랑새는 어디에 있나요?"
"여기에 파랑새 따윈 없어. 돌아가도록 해!"
밤의 여왕은 치르치르와 미치르를 노려보았어요.
"저희가 알아서 찾아볼게요."
치르치르의 말에 여왕은 겁을 주었어요.
"위험한 일을 당해도 난 모른다!"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여왕을 만나고 나와 이상하게
생긴 문을 열어 보았어요.
"으악!"
방 안에서 갑자기 수많은 괴물들이 덤벼들었어요. 하지만
그 방에서는 놀랍게도 파랑새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답니다.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괴물들을 피해 정신없이 파랑새를
잡았어요.
하지만 밤의 궁전 밖으로 나오자마자 파랑새는 모두
죽어 버렸답니다.
빛의 요정이 치르치르와 미치르를 위로해 주었어요.
"진짜 파랑새는 저 숲 속에 있을 거예요. 용기를 내요!"
고양이는 또다시 앞질러 숲으로 갔어요.
숲의 임금, 떡갈나무 위에는 파랑새가 앉아 있었답니다.
고양이는 떡갈나무에게 말했어요.
"지금 숲을 괴롭히는 나무꾼의 아이들이 오고 있어요!"
"뭐라고? 나무꾼의 아이들이라고?"
숲의 임금님은 화가 났어요.
"오기만 해 봐라. 혼내 줄 테다."
잠시 후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떡갈나무 앞에 와서
파랑새를 보았답니다.
"떡갈나무님, 제게 저 파랑새를 주세요."
치르치르가 공손히 부탁했어요.
"그럴 수 없어!"
떡갈나무가 힘주어 말하자 숲의 나무들과 짐승들이 한꺼번에
치르치르와 미치르에게 덤벼들었어요.
"오빠, 무서워!"
치르치르는 재빨리 보석을 돌렸어요. 그랬더니 숲이 밝아지고
나무와 짐승들도 얌전해졌어요. 하지만 파랑새는 그만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고 말았답니다.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한숨을 내쉬었어요.
그러자 빛의 요정은 치르치르와 미치르에게 말했어요.
" '행복의 나라' 로 가요. 거기에 가면 틀림없이 파랑새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행복의 나라에 도착했어요.
그 곳에는 어디에나 황금이 널려 있었고, 맛있는 음식이
넘쳐났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전부 뚱보였어요. 뚱보들은 테이블에 둘러
앉아 큰 소리로 떠들며 술과 음식을 먹어 댔어요.
"얘들아, 같이 먹지 않으련?"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배가 고팠기 때문에 음식을 먹고
싶었어요.
하지만 빛의 요정이 말렸어요.
"참으세요. 그걸 먹으면 게으름뱅이가 돼요. 진짜 행복은
저쪽에 있답니다."
빛의 요정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천사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었어요. 그 중에는 엄마도 보였어요.
"앗, 엄마다!"
미치르는 달려가 엄마 품에 안겼어요. 무척 따뜻했어요.
하지만 그 행복도 잠깐이었어요.
엄마는 금세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엄마로 보인 건 '행복' 이라는 환상이었답니다.
이번에는 빛의 요정이 치르치르 일행을 '미래의 나라' 로
안내했어요.
미래의 궁전은 전체가 푸른빛으로 빛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안에는 파란 옷을 입은 아이들이 수없이
많았답니다.
"미래에 태어날 아이들이에요. 어떤 집에 태어나게 될지,
커서 어떤 사람이 될지는 이미 다 정해져 있어요. 모래 시계를
든 할아버지가 세상으로 가는 배에 아이들을 태운답니다."
빛의 요정이 파란 옷을 입은 아이들에 대해 설명해 주었어요.
그리고 웃으며 말했어요.
"우리, 이제 돌아갈까요?"
"아직 파랑새를 못 찾았는걸요."
치르치르가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어요.
"자, 여기 있어요. 받으세요."
언제 잡았는지 빛의 요정은 파랑새를 치르치르에게 건넸어요.
"와, 파랑새다!"
미치르는 소리쳤어요. 하지만 그 순간 파랑새는 빨갛게 변해
버리고 말았어요.
그 때였어요.
"치르치르, 미치르, 아침이란다! 어서 일어나야지."
엄마가 다정하게 깨웠어요. 머리맡에는 파랑새가 든
새장이 놓여 있었답니다.
"얘들아,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엄마, 고마워요."
아이들이 인사를 했어요. 바로 그 때 벨 아주머니도
크리스마스 인사를 하러 왔어요.
"얘들아, 메리 크리스마스!"
치르치르는 벨 아주머니께 파랑새를 드리면서 말했어요.
"이걸 보면 따님 병이 나을 거예요."
"우리 딸이 아픈 걸 어떻게 알았지? 참, 고맙구나."
벨 아주머니의 딸은 파랑새와 함께 지내게 되자
정말 병이 나았어요.
"이제 파랑새를 놓아 주어도 되겠어!"
치르치르가 말하자, 미치르는 눈을 찡긋했어요.
둘은 새장을 열어 파랑새를 푸른 하늘로 날려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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